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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톺아보기

[서평] 소설 <농담>, 밀란 쿤데라 지음 - (3)

 '[서평] 소설 <농담>, 밀란 쿤데라 지음 - (2)'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 나오며 - '음악적 감수성'과 '반체제적 반항심'의 충돌

  대구법이라고 해야 하나, 쌍괄식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했던 말을 또 하게 되었다. 하고 싶은 얘기를 앞에서 한 번, 뒤에 서 한 번 이렇게 두 번 강조해주면, 읽는 사람이야 편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마치며 "음악적 감수성과 반체제적 반항심의 충돌"이라는 키워드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들어가는 말'에서도 언급했듯이, 밀란 쿤데라는 음악가 아버지로부터 대단한 감수성을 물려받는 작가이다. 심지어 그는 농담의 초고에 '악성 기호'를 그려 넣을 정도였으니까, 그 음악적 감수성의 정도가 어느 정도였을지는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농담≫의 구성 역시 음악적 기교를 빼다 닮았다. 마치 화성음악처럼 루드빅, 헬레나, 코스트카, 야로슬라브의 이야기(화음)가 교차해, 하나의 작품(음악)을 만들어 내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러한 쿤데라의 음악적 감수성은 당대의 사회적 상황 때문에 다소 변형된 형태로 나타났다. 사회주의체제 아래에서의 전체주의는 밀란 쿤데라에게 그야말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을 것이다. 감수성 따위는 허용되지 않았고, 감수성의 대표이자 사적 활동의 대표인 '사랑' 역시 허용되지 않았다. 쿤데라는 이러한 자신의 불만을
‘우회적’―아니다. 때로는 직설적이었다―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자신의 감수성을 사회비판과 엮을 수밖에 없었던 밀란 쿤데라. 아무리 소설이 현실에 발을 담그고 있다 하더라도, 밀란 쿤데라의 작품은 너무나도 처절했다.

  문득, 애잔한 감정이 드는 까닭이 무엇일까. 나는 책장을 덮는다.

  밀란 쿤데라의 저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