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승옥

[스크랩] 가뭄의 세대 신문 아카이브를 뒤적이다가 발견한 글입니다. 동아일보 1965년 6월 10일 목요일 자에 실린 문학평론가 '홍사중'의 글인데요. 그는 지금으로부터 45년 전 그 세대를 '가뭄의 세대'라고 규정하고 있네요. 말미에 그는 "그러나 이 두려운 가뭄의 세대 다음에 등장하는 내일의 세대의 모습은? 그것은 분명 오늘의 풍경보다도 더 두려운 것이 되지 않을까?"라고 개탄하고 있습니다. 과연 반세기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요? 나름 읽을만한 가치가 있어서 스크랩해왔습니다. [作壇時感] 가뭄의 세대 - 문학평론가 홍사중 몇달째 비를 보지 못 하고 있다. 보리가 타고, 땅이 갈라지고 우물이 마르고, 기우제는 몇 번인가 있었어도 가뭄은 언제나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가뭄은 먼지로 뒤덮인 초하.. 더보기
[서평] 환상수첩 - 매혹적인 환멸의 세계 오늘의 서평은 소설가 김승옥이 동인지 산문시대에 1962년 발표한 '환상수첩'입니다. 읽기에 따라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어느날 밤, 나는 죽음을 노래한 적이 있었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다. 내가 어떤 이유로 그렇게 어둡고 습한 곳으로 침잠하려 했는지, 나는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니, 기억하고 싶지 않은지도 모른다. 그러나 명확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내게 아주 고통스러운 까닭에서 비롯되는 것. 그것이다. 그것만은 선명하게, 형언할 수 없는 무엇으로 뇌리에 남아 있다. 자신이 스스로 자기를 죽인다는 뜻의 '자살'은 대개 환멸에서 비롯된다. 세상에의 환멸이든, 신에 대한 환멸이든, 사람에 대한 환멸이든, 그 무엇에 대한 환멸이든-결국 같은 맥락일 수 있지만- 환멸이란 소소한 조각들이 켜켜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