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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산 처럼 생각하기 - 로버트 베이트만 지음, 김연수 역 (1/3)



   들어가며 : 토목에 집착하는 대통령

토목에 집착하는 대통령을 보며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귀를 막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 하는 그 분을 보며, 문득 찾아오는 무기력함은 어떻게 극복하여야 할까. 이제 그에 대한 국민들의 공분은 노이로제 수준이다. 민선 시장 시절에 만든 ‘시멘트 설치 미술품 : 청계천’이 흥행하자, 대통령이 된 뒤에는 4대강, 우리의 젖줄에 그와 같은 시멘트 구조물을 만들려 하고 있다.

물론 치산치수(治山治水)는 적절한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치산치수는 자연을 부정하는 일이라기보다, 자연에 순응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다. 자연을 정복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자연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소한의 생존권을 획득하기 위한 행위인 것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어떠한가. 말은 그럴 듯하게 4대강 ‘살리기’라고 해놓았지만, 기실 기만도 그런 기만이 없다. 기표와 기의가 정확하게 부조화 한다. ‘사람 살리는 총’, ‘민주적인 군대’, ‘미국의 진정한 뜻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구원하는 것’과 같은 문장처럼 허위와 위선이 가득하다.

‘4대강 사업’은 곧 ‘死대강 사업’이다. 찬성론자는 더러 이 사업을 ‘경부고속도로’에 비교하곤 한다. 우스꽝스러운 비유다. 생각해보자. ‘경부고속도로’는 ‘물류’ 즉, ‘교통’을 위한 토목 시설물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을 ‘고속도로’에 비유하는 것은 제 스스로 그것이 ‘운하’의 사전 단계라고 토설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그토록 절절히 내세웠던 ‘대운하 사업’을 결국 자신의 입으로 ‘포기하겠다’라고 말했으면서도, 그것의 변용인 ‘사대강 사업’을 ‘경부고속도로’에 비기는 것은 결국 “운하의 다른 이름이 ‘사대강 살리기’ 사업이요.”하고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서평에 앞서 서문을 이런 장광설을 늘어놓은 것은, 안타까움 때문이다. 인간의 독선과 무지 때문에 그간의 지구가 황폐해져왔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앞으로 쓰게 될 ‘산 처럼 생각하기(Thinking Like a Mountain)'의 저자 로버트 베이트먼은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오직 사려 깊은 반성과 희망에 찬 행동과 함께 할 때, 우리는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지킬 만한 값어치가 있는 세상을 물려줄 수 있’다. - <산 처럼 생각하기> 서문 中


  대통령이 좀 더 '사려 깊은 반성'을 하길 바라며 서평을 시작한다.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