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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톺아보기

[음반] 아까운 실력, 그러나 어눌한 발음이 문제! - 디바인(Deevine), Bad(EP)

DEEVINE - deeVine : 신성한(divine)의 흑인 슬랭(Slang)으로 멋지다! 쿨! 이란 뜻




음악성과 스타성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아쉽게도 말이다. 가수는 본래적 의미에서라면 '음악'만을 잘 하면 되는 사람일 테지만, 사실 대중에게 어필할 '퍼포먼스' 없이는 소위 말하는 '스타'가 되기는 어렵다. '대중가수'를 지향하는 이에게 수요자인 '대중'이 일정한 수준의 눈요깃거리를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대중가수에게 포퓰리즘이 필요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러한 역학관계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타고난 음악성에 타고난 몸치는 좀 안타깝다. 차라리 음악성이라도 수준 이하라면, 차라리 '그러려니'하고 넘어갈 수 있을 터이다. 그런데 무대 퍼포먼스는 정말 안타까운 수준이면서, 노래만은 잘 하는 가수를 보면 안타까워 먹을 것이라도 던져주고 싶은 심정이다. 특히, 되지 않는 퍼포먼스를 위해 눈물겹게 노력한 흔적이라도 보일 적이면 그를 바라보는 나의 심정이란 비길 데가 없다.

가수 '디바인(Deevine)'은 그런 가수다. 후자의 가수다. 매력적인 보이스에 적당한 비주얼을 갖췄다. 약간 어눌한 발음이 단점이지만, 오히려 잘 다듬으면 R&B나 솔에도 어울릴 보이스다. 이번 앨범은 좀 어중간한 느낌이 있지만, 어설프게 댄스를 할 바에야 정통 R&B나 솔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내 느낌에는 오랜 외국 생활이 있지 않았나싶다. 특히 미국. 몇 해 전 앨범말 발표하고 사라진 '제인(Jane)'이라는 가수와 비슷한 보이스다. 그녀 역시 미국 교포 출신이었다. 일본인이 한국어를 아무리 잘 해도 어색하듯이, 오랜 외국 생활은 그의 보이스에 큰 협곡을 만들어놓기 마련이다. 아마 디바인도 그 점을 극복하거나 혹은 장점으로 승화해야 할 것이다. 분명, 좋은 보이스이기 때문이다. 보이스에서 뿜어져 나온 음색 역시 훌륭하다.(어눌한 발음! 그거만 고치면 된다! 바인아! 춤이 안 되도 목소리로 승부해라!)

gRowing Vol.2 'Bad' 수록곡



그는 보이스만 훌륭한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악기에 능숙하고(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작곡과 작사에 겸한다. 말 그대로 실력파다. 아래 동영상은 2PM의 '기다리다가 지친다'를 디바인이 직접 기타곡으로 편곡해 연주한 UCC이다.



이번 EP앨범(gRowing Vol.2 Bad)은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보여준다. 1집 'I Can Show'에서 보여주었던 감수성 짙은 청년의 모습이었다면, 이번 앨범의 컨셉은 흡사 '정비공'의 이미지다. 복근을 드러내고, 키치 스타일의 옷을 걸치고. 영 어색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 역시 다 그의 노력이다. 이것저것 해봐야, 자신이 대중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것을 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뭔가, 아쉽다. 대중가수로서 그의 음악성은 한계점에 봉착하겠지만, 그것에 좌절하지 말고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고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종국엔 대중이 알아줄 것이다. 그의 진정성을. 결론 : 춤 말고 노래해라! 재능이 아깝다! ■